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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수




박인수

1970년 '봄비'로 히트를 치며 일약 스타덤에 도른 박인수는 1990년대 초 무대에서 쓰러지거나 노래가사를 잊어버리는 증상을 보인 뒤 가요계에서 돌연 사라졌다.

11년 째 단기기억상실증 투병 중이다.







가수 박인수, 10년 만에 다시 부르는 '봄비'

조선일보 기사_2012.06.14


단기기억상실증 투병 불구… 동료들과 새 앨범위해 공연




"노래는 몸으로 부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부르는 건데…. 아직 내 노래가 흡족하지 못해서…. 계속 연습해야지…."


질문을 여러 개 던졌지만, 아직 단기기억상실증을 앓는 탓인지 가수 박인수(65·본명 백병종)는 힘겨운 표정으로 이 말만 되풀이했다. 그는 "가수에겐 노래가 언어다. 난 노래로 말한다"라는 얘기도 혼잣말처럼 했다.


1970년 히트곡 '봄비'를 불러 '한국 최초의 솔(soul) 가수'란 칭호를 얻었던 박인수. 그가 10년 만에 다시 동료가수들과 무대에 선다. 오는 1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라이브 카페 '문글로우'에서 김준·신관웅·신촌블루스·임희숙·적우·이경우·헤리티지 등과 함께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란 이름으로 공연한다.


박씨는 2002년 7월 동료 가수들이 자신의 치료비를 마련해 주기 위해 열었던 자선콘서트에서 잠깐 무대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대중 앞에 선 적이 없다. 2002년 췌장암 수술을 받은 뒤 저혈당 쇼크의 후유증으로 종종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데다 파킨슨병까지 겹쳐 10년 동안 제대로 거동조차 못했다.


30년 전 헤어졌던 아내 곽복화(62)씨와 지난 4월 재혼한 이후 몸이 좋아지고 있고, 동료 가수들이 그의 새 앨범 작업을 돕겠다고 나서면서 이번 공연을 열게 됐다. 7월 말쯤엔 '봄비' 등 6~7곡을 담은 새 앨범도 낸다.


1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연습실에서 만난 박인수는 기자가 말을 걸어도 종종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아내 곽씨가 남편 옆에서 말하는 것을 도왔고, 재즈 보컬리스트 겸 작곡가 김준(72)씨도 설명을 거들었다. 아내 곽씨는 남편에 대해 "기억의 그릇은 예전보다 작아졌지만 음악을 향한 열정은 더 또렷해진 것 같다"고 했다.


박씨는 오랫동안 가족 없이 혼자 지냈다. 함경북도 길주 출신인 그는 6·25전쟁 때 피란길에서 어머니를 잃고 고아원을 전전하다 12세 때 미국에 입양됐다. 이국에서 외로움과 향수를 달래던 그는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뉴욕 할렘가에서 익힌 솔 창법 노래를 미군 무대에서 부르던 그를 발탁한 건 '록의 대부' 신중현. 샘 쿡, 레이 찰스 같은 흑인 가수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박씨의 목소리에 반한 신중현은 자신이 작곡한 '봄비'를 줬다.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박씨는 그러나 1995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됐다. 재기 무대에선 쓰러지는 모습도 보였다. 그리곤 자취를 감췄다. 김준씨는 "박인수씨가 오랫동안 고통과 시련을 겪으면서 목소리가 오히려 좋아졌다. 예전 목소리가 사람을 흔들어 깨웠다면, 지금은 맑고 순수한 느낌"이라 했다.


이번 공연(문의 02-324-5105)에서 박씨는 '봄비'를 포함해 '준비된 만남'(김준 작사·작곡) '주여 어찌하오리까' 등 4~5곡을 부른다. 아내 곽씨는 "남편이 다시 노래하면서 건강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히트곡-봄비(들어봐야징~)

참고 - 2012.04.23/27_kbs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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