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클럼

2nd

2012.07.17.화



『청춘 착취자들』, 로스 펄린 지음, 안진환 옮김, 사월의 책




정말, 아프니까 청춘?!


불안한 미래와 외로운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김난도 교수가 보내는 편지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이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내라고 격려하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되묻고 싶다. 청년들이 그들 자신을 희생하면서 나 하나 건사해 보자고 도를 닦듯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는지에 대해서. 이것이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서 불가촉천민에게 그들의 삶을 만족하며 네 운명을 받아들이라고 충고하는 인샬라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근원적인 핵심을 파고 들어 상황을 파악 하는 것이 순서다. 청년 실업, 그리고 무보수 인턴 프로그램 등 자본주의 시대에 기업을 위한 법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사회적 부조리함에 대해서 다시 정면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청춘만 아픈가? 청춘도, 장년도, 어린이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굳이 콕 집어 청년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풀어간 것은 이 시대에 가장 고충을 겪고 있는 것이 20-30대 청년이기 때문이다. 소위 스펙spec을 쌓기 위해 죽어라 노력하는 청년들. 약속 없는 미래를 향한 처절한 몸부림에도 점점 단단해져 가는 성공의 문이 이 시대의 문제다. 이것은 청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청춘 착취자들』은 청년을 피해자로 보고 피의자인 정부와 기득권층의 부적절한 행태에 대해 고발하고 있다.

이력서의 경력 한 줄을 빌미 삼아 무보수를 당연히 여기는 기업의 횡포. 노동자로서의 기본적인 권리(휴가, 월급, 건강 검진 등)는 받지 못하고 되려 산재로 인한 피해를 인턴에게 고스란히 넘기는 권력자들의 뻔뻔함. 이런 불의에도 경력이라는 협박장 아래 군소리 없이 일하는 일개미로 전락한 청년들을 저자 로스 펄린이 대신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는 쳇바퀴 돌 듯 형성된 시스템에 의해 인턴 프로그램이 당연시 된 사회에 살고 있다. 이 사회의 문제점은 인턴을 통해 얻는 이윤은 생각하지 않는 몰상식한 처사다. 미국 경제를 이끌어 가는 가장 큰 일부가 무보수 인턴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기업들에서는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인턴의 수가 많아지고 있고, 대학과의 산학협동으로 인턴을 하는 동안 수업을 빠지는 게 인정이 되고 있다. 공부해야 할 학생들은 등록금을 내면서 무보수로 노동력을 착취 당하는 이중고를 겪는 것이 실정이다. 이미 경력을 위해 청년들의 애타는 몸부림이 청소년에게까지 넘어가고 있다. 문제점이 포화 상태를 넘어 서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이 체제를 바로 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저자는 인턴을 위한 법 개정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대기업을 제외하고 인턴 프로그램이 활성화 되어 있는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산학협동이란 이유만으로 일자리로 내몰고 있는 현실은 미국과 흡사하다. 성공만이 전부라며 젊은이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사회에 대해서 시급히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




2012.07.17




<컬럼>


출판계 멘토님! 먹고살고 싶거든요?_이승한 출판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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